다 익은 고기에 대한 저의 실제사례입니다.
어느 날 아내가 저녁 반찬으로 소고기를 익혀왔습니다.
그런데 소고기가 군데군데 덜 익은 것처럼 붉은 겁니다!?
그래서 저는 아내한테 물어봤습니다. “이거 왜 이래? 덜 익혔어?”
그랬더니 아내 왈, 아무리 익혀도 없어지지 않더랍니다. 엥??
말도 안된다고 말한 저는 직접 후라이펜에 고기를 다시 넣어 붉은 부분만 집중적으로(!) 익혔습니다.
결과는? 붉은 부분이 정말로 사라지지 않더라고요. 헐..
이거, 먹어도 되는 걸까요?
분홍색 혹은 붉은 색을 띠는 원인
저희 아버님이 축산학과 영양학 박사셔서 생각난 김에 사진과 함께 문의를 드려보니 이는 ‘핑킹‘현상이고 ‘미오글로빈(myoglobin)’ 때문에 그렇다고 하십니다.
미오글로빈은 포유류 대부분의 근육조직에 있는 철결합, 산소결합의 단백질인데, 근육조직에 산소를 운반하는 주요색소이자 근육이 붉은 색을 띠게 만드는 것인데요. 일반적으로 미오글로빈은 가열에 의해 철이온이 Fe2+에서 Fe3+으로 산화되면서 회갈색으로 변색을 하게 되는데요. (저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구운 고기색)
충분히 가열을 했는대도 변색이 되지 않고 붉은 빛을 띠는 경우는 크게 2가지 상황에서 일어날 수 있다고 합니다.
분홍색 혹은 붉은 색을 띠는 경우
- 낮은 온도에서 조리하는 상황에서 고기의 근육단백질이 먼저 변성을 해버리는 경우입니다.
근육단백질이 먼저 변성하면 남아있던 미오글로빈과 반응을 하지 못하게 됩니다. 즉, 미오글로빈이 채 변성을 다하지 못하고 분홍색 혹은 붉은 색을 띠게 되는 것입니다. (출처 : 축산물품질평가원 답변) 냉동한 고기를 바로 가열해서 요리를 하는 경우 이럴 수 있습니다. (여보~ ㅜㅜ) - 질산염을 많이 포함하는 채소를 함께 넣어 요리를 하는 경우입니다.
채소는 종류와 재배조건에 따라 질산염의 농도에 차이가 생깁니다. 그리고 높은 농도의 질산염을 함유한 채소와 미오글로빈이 반응하면 고기는 특유의 짙은 분홍색을 띄게 됩니다.
* 고려사항
a) 참고로 상추에서 나오는 질산염은 평균 3,600 ppm, 배추는 평균 4,200 ppm, 케일은 약 2,600 ppm 정도가 나온다고 합니다.
b) 질산염으로 인해 분홍색을 띄게 되는 가장 대표적인 예는 햄이나 소세지입니다. 햄과 소세지는 가공과정에서 (일부러) 질산염을 사용합니다. 그래야 특유의 먹음직 스러운 색깔을 내기도 하고, 무엇보다 식중독균을 비롯한 유해 세균의 성장을 억제하는 효과를 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햄이나 소세지에 들어간 질산염은 일반적인 채소류보다 도리어 낮은 수준의 질산염을 함유하고 있습니다.
c) 질산염, 과연 어느정도까지 섭취해도 건강에 이상이 없을까요?
세계보건기구(WHO)를 근거로 말씀드리면 하루 질산염 섭취량은 219mg 이하로 권면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의 기준을 살펴봐도 2,000 ppm 정도로 제안을 하고 있기도 하지요. 그러나 안타깝게도 국내는 질산염 함량에 대한 구체적인 법적 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라 대한민국 사람들은 외국보다 더 많은 질산염을 섭취하기 쉬운 환경이긴 합니다. (그래서 고기가 ㅜㅜ) 그렇기 때문에 베지테리안이나 채소를 많이 드시는 분은 가능한 유기농 채소로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d) 햄이나 소세지를 고온으로 조리할 경우 질산염이 육류의 아민 성분과 반응하면 발암의심 물질인 니트로소아민이 생성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부분이 걱정되시는 분들은 비타민C나 E 등과 같은 항산화 물질을 함께 섭취하면 니트로소아민 생성을 억제할 수 있습니다. (햄이나 소세지는 고온조리보다 삶거나 데치는 방법으로 조리하세요)
e) 이러한 ‘핑킹현상’에 대한 지식을 알게 된 이후, 실제로 덜 익혀진 닭고기나 돼지고기의 붉은 빛을 보고 ‘아하, 핑킹현상!’하면서 그냥 드시는 경우가 생기지 않기를 바랍니다. 실제로 덜 익혀진 음식도 있기 때문입니다. 잘 익혀서 드셔야 해요!
결론
오늘의 결론입니다.
고기를 잘 익혔다면 쇠고기에 분홍빛이나 붉은 색이 돌아도 먹어도 괜찮다는 것!
바쁜 현대인들이여, 냉동고에서 바로 조리되는 쇠고기의 붉은 색에 놀라지 마시고 맛있고 건강한 식사 하시길!
* 최근 핑킹현상에 대한 정보가 퍼지고 있는지 트레이더스에 장보러 갔더니 이런 간판이 생겼네요. 하지만 보다 정확한 정보는 제 글을 보신 분들이라면 다들 아시겠죠? ^^

- 소고기를 건강하게 먹는 법이 궁금하시면 아래의 글을 참고하세요.
- 사골국물은 정말 뼈 건강에 효과적인지 궁금하시다면 아래의 글을 참고하세요.